성산일출봉의 생성 과정과 지질학적 가치

1. 성산일출봉의 탄생: 수성 화산 활동이 만든 독특한 지형

성산일출봉은 제주도의 동쪽 해안에 위치한 화산체로,해발고도 182m의 낮고 작은 산으로 그 모양이 왕관 같기도 하고, 거대한 성 같기도 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약 5,000년 전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시기에 형성되었습니다. 제주도의 대부분이 한라산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것과 달리, 성산일출봉은 수성 화산(hydrovolcanic volcano) 활동에 의해 탄생한 것이 특징인데 이는 마그마가 얕은 바닷속에서 분출하면서 바닷물과의 격렬한 반응을 일으켜 폭발적으로 형성된 화산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화산 작용을 ‘마그마-수성 폭발(hydrovolcanic explosion)’이라고 하며, 성산일출봉의 경우 여러 차례 반복된 폭발로 인해 거대한 응회환(tuff ring)이 형성되었습니다. 응회환은 화산재, 화산력(lapilli), 그리고 화산 분출물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구조로, 성산일출봉이 현재와 같은 둥근 원형의 분화구를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성산일출봉의 응회암 지층: 화산 분출물이 남긴 지질학적 기록

성산일출봉을 구성하는 주요 암석은 응회암(tuff)으로, 이는 화산 폭발 당시 분출된 화산재와 쇄설물이 서로 결합하여 형성된 것입니다. 성산일출봉의 절벽을 살펴보면, 층층이 쌓인 응회암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화산 분출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났음을 보여줍니다. 화산 분출 후 화산재가 차곡차곡 쌓여 이루어진 응회암층에는 다양한 화산 쇄설물(tephra)과 용결 응회암(welded tuff)이 포함되어 있으며, 화산탄(volcanic bomb)과 화산력(lapilli)도 발견됩니다. 특히, 성산일출봉의 응회암층은 바닷물과의 화학 반응으로 인해 독특한 녹황색을 띠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성산일출봉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지질학적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3. 성산일출봉 분화구의 특징: 마르 지형과 해안 절벽의 형성

성산일출봉의 중앙에는 직경 약 600m, 깊이 약 90m에 달하는 원형 분화구가 존재하는데 이는 ‘마르(Maar)’라고 불리는 화산 지형으로, 수성 화산 폭발에 의해 형성된 낮고 넓은 형태의 분화구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화산체가 용암 분출로 인해 높은 원뿔형을 이루는 것과 달리, 성산일출봉은 강한 폭발로 인해 낮고 넓은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또한, 성산일출봉의 동쪽과 남쪽 해안 절벽은 파도와 풍화 작용에 의해 깎이면서 점차 후퇴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식동(해식 동굴)과 해식 절벽과 같은 독특한 해안 지형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식생으로 덮혀 있지 않은 서쪽 사면 정상부의 암벽과, 남쪽과 북쪽 사면에 노출된 해식절벽을 따라 형성된 수직 단면에서는 응회암층이 층층이 드러나 있고 곳곳에 화산력이 날아와 박히 탄낭구조가 보여 성산일출봉의 형성과정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4. 성산일출봉의 생태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

성산일출봉은 단순한 화산 지형이 아니라, 생태적·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닌 중요한 자연유산입니다. 분화구 내부와 주변 지역은 다양한 해안 식물이 자라는 생태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제주도 특유의 초지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성산일출봉 주변은 청정 해역으로 다양한 해조 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산일출봉 주변 1km 이내의 해역은 천연기념물 제 420호(성산일출봉 천연보호구역)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성산일출봉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중 하나로, 매년 1월 1일이면 ‘성산일출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과 방문객이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찾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적 요소 덕분에 성산일출봉은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